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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에 소화제(제산제)는 왜 들어있을까?

안녕하세요. 해군 군의관입니다. 오늘은 '감기약에 소화제(제산제)는 왜 들어있을까?'라는 이슈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병원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아 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 쯤 궁금하셨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많은 병원에서 감기약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약을 처방할 때 소화제 혹은 제산제를 같이 처방하곤 합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조사한 2007년 3분기 약제평가결과에 따르면 감기로 대표되는 '급성 상기도 감염' 환자에 대한 동네 의원의 처방 가운데 소화제, 제산제 등 소화기관용 약이 포함된 비율이 69.8%로 조사됐습니다. 기관지염과 만성 비염 등에서도 소화제가 포함된 경우가 각각 63.9%, 68.5%에 이르렀습니다.

급성 상기도 감염에 대한 소화기관용 약의 처방률은 대형병원 50.1%, 종합병원 62.8%, 병원 63.5% 등으로 조사돼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소화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감기뿐 아니라 고혈압, 피부염 등 소화기 장애와 무관한 질병에서도 소화기관용 약이 처방됐습니다. 의원 규모의 소화기관용 약의 처방률은 60.8%였으며, 병원 59.0%, 종합병원 47.3%, 대형병원 29.8%으로 역시나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소화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화제(제산제)가 처방되는 명분은 항생제나 진통소염제와 같이 위장에 비교적 심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약들로 부터 위장을 보호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화기 장애가 있는 환자를 제외하면 감기에 소화제(제산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감기 환자들이 위장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화제나 제산제를 먹어야 하는 이유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대한의사협회에서도 소화제나 위장 운동 개선제는 위염 등에 투여하되 어떤 증상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에는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습관적이거나 관행적으로 소화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필요하지 않은 소화제를 먹을 경우 위장을 보호하는 명분과는 달리 오히려 약물 이상 반응이 우려되는데다 환자의 약품 비용 부담도 늘어나게 됩니다. 

실제로 건강보험공단의 2009년 소화제 약값 부담은 1조원을 넘어 전체 약값의 10%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정책연구소가 2011년에 조사한 국내 의료기관의 동일 효능 의약품 중복 처방 건수가 연간 390만건으로 약품비로 따지면 연간 약 260억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 중 대부분이 소화기관용 약 처방이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자료에 따르면 감기 환자에게 소화제를 함께 처방하는 비율은 조금씩 줄고 있는 추세이나 아직까지도 일부 병의원에서는 관행적으로 소화기 장애에 없는 환자들에게까지 소화제나 제산제를 처방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의사들 뿐만 아니라 병의원을 이용하는 환자들도 이러한 현실을 알고 소화제(제산제) 오남용에 대해서 인식하고 자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안타깝지만 인식은 한 번에 바뀔 수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도 의학정보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감기약에 소화제는 왜 들어있을까?'라는 이슈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아무쪼록 이 글을 통해서 감기약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올바른 치료를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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