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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의 발열에 대한 편견과 진실

안녕하세요. 해군 군의관입니다. 오늘은 '소아의 발열에 대한 편견과 진실'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 있어 가장 무서운 것은 역시 '열'이 아닐까 합니다. 아이가 어릴수록 열로 인한 부모님의 스트레스는 심할 수밖에 없는데요.

저는 일전에 아래와 같이 '소아에 있어서 발열(fever)의 의미' 라는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요. 이 글을 읽기 전에 아래 글을 먼저 참고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소아에 있어서 발열(fever)이란 어떤 의미일까?

안녕하세요. 해군 군의관입니다. 오늘은 '소아 감기에 발열(fever)이란 어떤 의미일까?'라는 이슈에 대해 ...

blog.naver.com](https://blog.naver.com/nopaindays/221243137707)

오늘은 2016년에 한국아동간호학회(Child Health Nursing Research)에서 발표된 '아동의 발열관리: 현황 및 과학적 근거(Childhood Fever Management: Current Practice vs Evidence)'이라는 리뷰 논문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인들이 읽기에도 어렵지 않아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첨부파일에 전문을 올려두었습니다).

아동의 발열 및 발열관리에 대한 부모님 및 의료인의 인식과 발열관리 실태 및 문헌고찰을 통해 나타난 주요 편견과, 각 편견에 대한 최선의 과학적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1. 편견 1

편견: 37°C 이상의 체온은 발열이고, 38°C 이상의 체온은 고열이다.  

근거: 38.0°C 이상을 발열, 40.0°C 이상을 고열이라고 정의한다. 

정상 체온의 기준이나 범위에 대한 보편적인 합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36.6-37.9℃를 정상체온, 38.0℃ 이상을 발열(fever), 40.0℃ 이상을 고열(high fever)로 정의합니다.

 

체온은 개인마다 다르며, 일주기 변동이 있어 하루 중 늦은 시간의 체온이 아침 일찍보다 유의하게 높은 경향이 있고, 늦은 오후나 저녁에 최고에 달합니다. 특히 낮 시간에 영아가 수유를 하고 난 후에는 체온이 37.8℃까지 올라가기도 합니다. 따라서 아동의 체온을 관찰할 때 일주기 변동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편견 2

편견:  체온이 높다면 원인은 심각하다. 체온의 정확한 숫자는 매우 중요하다. 

근거:  체온이 높다면 그 원인은 심각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체온의 정확한 숫자보다는 아동의 상태가 더 중요하다.

부모들은 체온이 높으면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체온의 정확한 숫자가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체온의 정확한 수치 자체가 질병의 심각도 및 해열제 치료의 객관적인 지표가 아니고 아동이 얼마나 불편해 보이는지 상태나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동의 행동이 편해 보이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조금 큰 아동은 염증 반응과 관련하여 행동변화(예: 졸림, 늘어짐, 잘 놀지 않음, 식욕 감소)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 발열을 잘 인식할 수 있습니다.

  1. 편견 3

편견: 발열은 해롭다. 발열은 아동에게 나쁘다. 

근거:  발열이 이로운지 해로운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논쟁이 있지만, 최신의 과학적 근거들은 발열의 영향은 복잡하지만 전반 적으로 이롭다는 근거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1) 열이 올라가는 것은 인체의 방어기전이다.

2) 열은 미생물의 증식속도를 늦춘다.

3) 열은 자기 한정적이며 잘 조절된다.

4) 생의 초기에 감염에의 노출이 알레르기 질환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해준다.

  1. 편견 4

편견: 열을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상승할 것이며, 뇌손상을 일으킨다. 

근거:  감염으로 인한 열은 계속 올라가지 않으며, 뇌손상을 유발하지 않는다.

고열(high fever)은 뇌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고체온증(hyperthermia)과는 다르게 체온은 열생산과 열소실의 균형을 맞추는 시상하부의 기준점에 의해 잘 조절되므로 체온이 계속 올라가지는 않으며 상한선인 42℃를 넘지 않지 않습니다.

  1. 편견 5

편견:  누구나 열이 나는 경우 경련을 유발한다(경련은 열에 의해 촉발된다). 

근거: 단지 3~5%의 아동만이 열로 인해 경련이 발생한다. 

의료인들조차도 발열의 가장 큰 위험을 열성경련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지만, 바이러스 감염이 대부분의 열성경련을 유발하며, 세균감염은 말라리아, 이질, 살모넬라를 제외하고는 매우 드물게 열성경련의 유발과 관련이 됩니다.

다시 말하면 열성경련의 원인의 70%는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 그 자체이며 발열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발열은 단지 3~5%의 아동에서 짧은 양성 경련을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재발하는 열성경련은 열성경련의 첫 발생이 1세 이하인 경우가 많고, 첫 번째 열성경련의 유발 원인이 발열인 경우는 비교적 낮고 가족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열이 오른다고 누구나 열성 경련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발열로 열성 경련이 일어날 수 있는 환자는 따로 정해져 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단순 열성 경련은 예후가 매우 좋으며 뇌 손상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1. 편견 6

편견: 해열제는 열성경련을 예방할 것이다.  

근거:  해열제는 열성경련을 예방하지 않으며, 열성경련 예방 목적으 로 주지 말아야 한다.

영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 NICE)은 2013년 나온 지침에서 해열제를 열성경련 예방 목적으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잘 설계된 무작위 임상시험 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 결과 해열제가 아동의 열성경련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1. 편견 7

편견: 모든 발열은 해열제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 

근거:  아동이 통증이 있거나 불편해하는 경우에만 해열제를 투여하며, 체온을 낮추고자 하는 목적으로 일상적으로 투여하지 않는다.

발열은 아동의 대사요구량을 증가시키며, 경한 탈수,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지만, 대부분이 가벼우며 아동이 잘 극복할 수 있습니다. 

열이 있다고 전신상태가 반드시 떨어지는 것은 아니며, 기저질환이 없는 평소 건강한 아동은 전신상태가 양호한 경우 해열제를 주지 않아도 됩니다. 아동이 계속 운다거나, 보채거나, 활동이 감소하고 잠을 잘 못자고 힘들어한다거나 통증이 있는 상황에서만이 해열제가 권장됩니다.

어떤 연구에서도 해열제 치료가 질병 기간을 단축시킨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 못하며, 오히려 해열제가 질병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1. 편견 8

편견:  해열제의 혼합사용 또는 교대사용은 단독 사용보다 열을 조절 하는 데 더 효과가 좋다. 

근거:  해열제의 혼합사용 또는 교대사용이 더 효과가 좋다는 근거는 부족하며, 용량오류로 인해 아동을 위험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영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 NICE)의 지침에 따르면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의 혼합(combined) 또는 교대(alternating)사용에 대한 임상적 이점에 대한 근거는 없으며, 일상적인 혼합 또는 교대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해열제의 혼합과 교대사용은 단독사용보다 체온을 감소시키는데는 효과가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일부 근거가 있지만, 안위를 증진시킨다는 근거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특히, 혼합사용의 경우 과량복용 및 부작용 위험의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단일 약제만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안전합니다.


지금까지 소아의 발열에 대한 편견와 진실에 대해서 함께 알아봤는데요. 아동의 발열은 특별한 건강문제가 있는 아동이 아니고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해가 없고 오히려 아동의 건강에 이로운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들과 의료인들에게는 발열에 대한 편견과 근거없는 두려움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아동의 발열에 대한 부모님들의 잘못된 인식과 발열관리 행위를 변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으로 보이지만, 그럴수록 아동 발열에 대한 인식과 발열 관리 행위를 변화시키는데 의료인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 잘못된 발열 공포(fever phobia)에서 벗어나 발열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올바른 치료를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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