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감기에 항생제를 사용해야 할까?
안녕하세요. 해군 군의관입니다. 오늘은 '소아 감기에 항생제를 사용해야 할까?'라는 이슈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감기는 대부분 코와 목구멍 등의 상기도가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 증상입니다. 하지만 요즘도 세균 감염 치료에 사용하는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소아 감기에 항생제를 써야 하는 당위성이 있을까요?
2016년에 질병관리본부는 '소아 급성 상기도 감염의 항생제 감염지침'을 처음으로 만들었으며 항생제 오남용을 줄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돌연변이 세균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병·의원 등에 배포하였습니다.
'소아 급성 상기도 감염의 항생제 감염지침'은 대한가정의학회, 대한가정의학의사회, 대한소아감염학회, 대한소아과학회, 대한소아이비인후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대한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의 자문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소아 급성 상기도 감염의 항생제 감염지침'의 권고의 강도와 근거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 1. 권고의 강도 1) A : 권장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 2) B :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려할 정도의 근거는 있다. 3) C : 권장하기에 근거가 불충분하다. 2. 근거 수준 1) I : 하나 이상의 무작위 대조연구의 근거가 있다. 2) II : 무작위 연구는 아니지만 잘 고안된 임상연구를 통한 근거가 있다. 3) III : 임상 경험이나 위원회 보고서를 기초로 한 권위자들의 견해 |
감기에 대한 '소아 급성 상기도 감염의 항생제 감염지침'은 아래와 같습니다.

위에서 보다시피 감기의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이므로 감기의 치료에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 지침은 권고의 강도와 근거수준은 Grade A, Level I로 가장 높은 수준의 권고 강도와 근거수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지침에 따라 급성 상기도 감염 환자를 진찰할 때 치료 플로우 차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다시 말해 상기도 감염 환자를 진찰하여 감기와 감기가 아닌 질환을 구분하고 감기일 경우 항생제를 사용하지 말하는 뜻입니다.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은 소아의 건강을 더 망치게 됩니다. 설사나 발진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뿐 아니라, 세균의 항생제 내성을 키워 정작 항생제를 써야 하는 상황에선 치료 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영유아의 경우 항생제에 자주 노출되면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도표에서 알 수 있듯이 여전히 병의원에서는 관행적으로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감기에도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감기 항생제 처방률은 지난 2014년 44%로 2002년(73%)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호주(2009∼2010년 32.4%), 네덜란드(2008년 14%) 등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소아 외래환자에 대한 항생제 처방 중 75%가 단순 감기 치료 목적이어서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 지침은 우리나라의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기 위해 처음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지침의 개발자들도 지침의 서두에서 밝히고 있듯이 우리나라에서는 감기 진료시 경험적으로 항생제를 처방하던 고착된 진료 관습을 이번에 개발된 지침으로 한순간에 변화시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사들 뿐만 아니라 병의원을 이용하는 환자들도 이러한 현실을 알고 항생제 오남용에 대해서 인식하고 자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안타깝지만 인식은 한 번에 바뀔 수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도 의학정보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글을 통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 감기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올바른 치료를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