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질환에 엑스레이(X-ray)는 만능이 아니다
어디가 아플 때 엑스레이(X-ray) 먼저 찍어봐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환자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습니다.
하지만 통증 치료에 있어서 X-ray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부 병의원들에서 X-ray를 너무 남용한 나머지 꼭 필요하지 않은 환자들도 X-ray를 찍고 있는 현실입니다.
근골격계 통증 질환에 있어 X-ray가 가장 필요한 경우는 외상입니다.
외상으로 인한 골절을 감별하거나 구조적인 문제를 찾고자 할 때는 X-ray는 분명 유용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과사용으로 인한 통증, 경미한 타박상, 연조직 손상의 진단에는 대부분의 경우 X-ray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래의 4가지 경우는 많은 통증 환자들이 병원에 가서 X-ray를 찍고 자주 듣게 되는 말입니다.
1. X-ray를 찍고 나서 "뼈에는 이상 없어요."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뼈에 이상은 없지만 뼈에서 기인한 통증이 아니기 때문에 통증은 지속됩니다.
이런 경우 X-ray에 나타나지 않는 연부조직의 이상을 찾아 치료해야 합니다.
어차피 X-ray로 찾을 수 없는 연부조직으로 인한 통증이라면 X-ray는 찍을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X-ray의 경우 방사선 피폭량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진단적 가치가 없는 경우 괜히 방사선에 노출될 이유는 없겠습니다.

- 발목삔 후 X-ray를 찍고 나서 "뼈에는 이상이 없고 인대가 좀 늘어났어요."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발목 염좌 환자에게 X-ray를 찍는 것은 골절을 감별하기 위함입니다.
X-ray에서 인대는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X-ray로 인대가 늘어났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발목 인대의 상태를 영상으로 보기위해서는 X-ray가 아닌 MRI가 필요합니다.
발목 인대가 부분 파열되거나 완전 파열되어 발목에 불안정성이 있을 때에는 MRI를 촬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도의 발목 염좌라면 MRI까지 촬영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간단한 이학적 검진과 보존적 치료를 통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합니다.

- 허리나 목이 아픈 환자가 X-ray를 찍고 나서 "뼈에는 이상이 없고 디스크 끼가 좀 보이네요."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디스크 역시 마찬가지로 X-ray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디스크의 상태를 감별하기 위해서는 MRI를 촬영해야 합니다.
'디스크 끼'라는 용어는 의학용어가 아니라 환자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한 용어입니다.
하지만 '디스크 끼'라는 말이 너무 공공연하게 쓰이고 있어 이 자체도 환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X-ray를 찍고 '디스크 끼'가 보인다는 말의 의미는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의 간격이 좁다는 의미가 입니다.
척추뼈 사이에 디스크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사이의 간격이 좁으면 디스크가 눌렸다고 추정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은 정확한 진단이 아니라 부정확한 추정에 불과합니다.
환자가 진짜로 디스크 증상을 보이고 있는 환자라면 MRI를 찍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X-ray만으로 디스크 진단을 하고 그 진단에 따라 치료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X-ray 대신 면밀한 이학적 검진을 통해 목과 허리 통증의 원인을 더 잘 찾을 수 있습니다.
- 허리나 목이 아픈 환자가 X-ray를 찍고 나서 "일자목이라서 목이 아픈 거네요.", "일자허리라서 허리가 아픈 거네요."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일자목 또는 일자허리가 되는 것은 어떤 원인에 의한 결과이지 통증의 원인이 아닙니다.
일자목, 일자허리가 통증의 원인이 아니라 일자목, 일자허리를 만드는 원인이 통증의 원인입니다.
일자목이나 일자허리가 되는 주요 원인은 목이나 허리 근육의 긴장입니다.
일자목이나 일자허리가 진짜 통증의 원인이라면 치료방법은 목과 허리뼈의 정렬을 바로 잡는 것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보존치료만으로도 목, 허리 통증은 많이 사라집니다.
통증 치료가 목적이라면 정렬을 바로 잡는 것보다는 먼저 목, 허리 근육의 이완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위의 사례에서 보시듯이 X-ray는 전가의 보도가 아닙니다.
X-ray로는 통증의 모든 원인을 진단할 수 없습니다.
또한, X-ray 결과에 대한 잘못된 설명으로 환자들에게 혼란을 줘서도 안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