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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질환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

통증 질환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무엇일까요?

답을 바로 말씀드리는 것보단 퀴즈를 드리겠습니다.

참고로 객관식입니다.

 

1번. X-ray

 

  1. MRI

 

  1. 초음파

 

  1. 혈액검사

 

  1.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통증부위를 직접 눌러보는 것

이미 예상하셨겠지만 퀴즈의 답은 5번입니다.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실 분들도 있으실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X-ray, MRI, 초음파, 혈액검사 등의 최신장비보다 통증부위를 직접 눌러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게 언뜻 이해가 안 가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의사가 환자의 병을 진단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과정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환자의 이야기하는 것을 잘 듣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병력 청취(history taking)라고 하며, 병의 발병시기, 발병동기, 위치, 성격, 강도, 변화, 동반되는 증상 등을 포함하여 환자가 병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정보를 '충분히' 듣는 과정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듣기만 하는 과정에서 '의외로' 진단의 반 정도는 끝납니다.

의사는 환자의 말을 잘 듣는 것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저명한 마취통증의학과 의사였던 John Bonica는 그의 저작 'The management of pain'이라는 책에서 아래와 같은 말을 합니다.

"The history often affords the physician such a clear picture that diagnosis can be largely established from the reported symptoms alone, even before physical, neurologic, and laboratory examinations have been undertaken."

환자의 증상을 잘 들으면 심지어 이학적, 신경학적, 실험실 검사를 시행하기 전에도 진단이 마치 '깨끗한 그림'을 보는 것처럼 잘 보인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는 의사가 환자를 직접 보고, 듣고, 때려보고, 만져보는 이학적 검진(physical examination)입니다.

이 과정에서 의사는 병력 청취에서 얻었던 정보를 바탕으로 본인의 진단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학적 검진 역시 병력 청취만큼이나 중요한 과정입니다.

경험 있는 의사는 이학적 검진을 통해 영상 사진이나 검사상 수치에서 나타나지 않는 통증의 진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가 영상 검사 및 혈액 검사입니다.

의사가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사만으로 병을 확진하기 어려울 때, 또는 진단 과정에서 이러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시행하게 됩니다.

이 과정도 물론 중요하고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그러나 통증 질환의 경우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진에 비해서는 중요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통증 질환에서는 통증의 진짜 원인을 영상 검사상 발견할 수 없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충분히 병력청취와 이학적 검사 없이 영상 검사만으로 진단을 내리려고 할 경우 오히려 과잉진단이 되어 잘못된 진단과 치료방법을 제시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최근 진단장비의 발달에 따라서 영상진단의 중요도가 전보다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통증질환을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진 없이 영상 사진만으로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통증 때문에 병의원에 방문하였을 때 병력청취의 과정 없이 영상 사진만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방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면 그것은 오진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허리를 한 번도 만져보지 않고 말로만 진단하였다면 그것은 오진입니다.

통증의 원인을 찾고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은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영역입니다.

통증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의사가 그것을 만져보고 눌러보는 이학적 검진은 영상진단보다 훨씬 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 점을 꼭 고려하시어 환자분들이 본인에게 알맞은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이 블로그를 통해 제가 가장 하고 싶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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