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참으면 안되는 이유
"No pain, No gain"이라는 영어 속담이 있습니다.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는 뜻으로 어떤 것도 노력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적으로 공부를 할 때 많이 공감되는 속담입니다.

그러나 이 속담은 우리 몸에는 잘 적용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운동을 하다가 갑작스러운 통증이 느껴지면 운동을 즉시 중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 역시 고통 없이는 얻는 게 없다는 마음으로 무리하다 보면 몸에 큰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운동 후에 뻐근한 느낌 정도의 통증 정도는 괜찮지만, 날카롭거나 움직임을 제한시킬 정도의 통증이 발생한다면 즉시 운동을 멈추어야 합니다.
이 때의 통증은 급성통증의 경고신호이기 때문에 무시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관절이나 근육에 통증이 발생하면 일단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입니다.
하지만 일정 기간 휴식을 취한 후에도 없어지지 않는 통증은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통증 정도나 병에 다르기 때문에 얼마라고 시간을 딱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1주 이상의 휴식을 취한 후에도 없어지지 않는 통증은 계속 휴식을 취한다고 해도 없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통증이 있으면서도 그냥 쉬면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지내다가 통증이 커진 후에야 진료실에 오시는 환자분들이 꽤 많으십니다.
통증을 키운 후에 진료를 받으러 오시게 되면 통증 자체도 괴로울 뿐만 아니라 그동안 고생한 기간도 그만큼 손해입니다.
통증이 심해지고 오래될수록 치료 난이도는 증가하고 그만큼 치료기간도 늘어나게 됩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격입니다.
통증을 참지 말아야 할 이유는 한 가지가 또 있습니다.
통증이 지속되게 되면 우리 몸은 그것을 스트레스로 느끼게 되고 몸에서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나게 됩니다.
스트레스는 제일 먼저 뇌 안의 시상하부(hypothalamus)를 흥분시킵니다.
시상하부(hypothalamus)는 스트레스로부터 몸을 보호하려고 교감신경 활동을 활발하게 합니다.
결과적으로 부신수질(adrenal medulla)에 영향을 미쳐 카테콜아민(catecholamine)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혈당치와 혈압이 오르게 됩니다.
이러한 신체의 반응은 전투나 운동 등의 상황에서 몸이 에너지 공급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으로 적절한 때에 쓰인다면 매우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통증으로 스트레스가 장기화되면 우리 몸은 전투 모드가 아닌데도 필요 이상으로 교감신경 항진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교감신경 항진 증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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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공이 커져서 불면증이 유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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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의 박동수가 상승하여 혈압이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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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에서 글리코겐 분해가 활성화되어 혈당치가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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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운동이 저하되어 식욕부진이 생기고, 위산 과다가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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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운동이 저하되어 변비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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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의 배뇨 근육이 이완되어 소변이 자주 마렵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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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이 수축하여 생리통이 심해집니다.

이와 같이 통증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우리 몸에 지속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장기화된 스트레스 반응이 일으키는 악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축적되고, 통증의 악순환 고리를 만들어냅니다.
위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통증은 참거나 인내심으로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지속적인 통증은 우리 몸을 통증의 악순환으로 빠뜨립니다.
놔두면 알아서 낫겠지라는 생각보다는 통증 초기부터 전문가와 상담 후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