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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갑자기 설사를 할 때 어떻게 해야할까?

안녕하세요. 해군 군의관입니다. 오늘은 '아이가 갑자기 설사를 할 때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가장 흔하게 걸리는 병은 감기와 설사이고,  설사는 감기 다음으로 흔한 병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이 두 가지 병에만 안 걸린다면 부모님들의 걱정은 한결 덜어질 것 같습니다.

 

학술적으로 설사는 대변량이 하루에 10g/kg 이상이거나 하루 200g 이상일 때로 정의합니다. 하지만 임상적으로는 설사는 평소보다 수분이 많고 묽은 변을 자주 보는 것(하루에 4~5회에서 많게는 20회)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모유를 먹는 아이는 분유를 먹는 아기에 비해서 변을 묽게, 자주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모유를 먹는 아이들의 변이 묽다고 해서 설사를 한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평소 변을 묽게 보는 아기라면 변이 설사냐 아니냐를 잘 구분해야 합니다. 평소에 딱딱한 변을 2~3일에 한 번 보던 아이가 물기가 많은 변을 하루에 한 번만 본다면 이런 경우도 일단 장의 상태가 바뀐 것이고 변의 상태가 바뀐 것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사실 설사는 그 자체는 병이 아니라 증상입니다. 설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설사를 일으키는 원인을 먼저 밝혀내야 합니다. 

급성 설사를 일으키는 원인은 많지만 소아의 경우 바이러스 장염이 대부분입니다. 바이러스 장염은 일종의 '장(腸) 감기'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장이 탈이 났을 때 장 속에 있는 나쁜 것을 빨리 내보내기 위해서 장을 물로 청소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동안 소아에서 바이러스 장염이라고 하면 로타바이러스(Rotavirus)가 가장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로바이러스(Norovirus)가 더 문제가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로타바이러스와 노로바이러스는 임상증상만으로는 구분이 힘들고(노로바이러스가 더 자주 구토를 하고 설사는 로타바이러스가 더 심한 경향), 사실 반드시 구분해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로타바이러스와 노로바이러스는 둘다 바이러스 장염이고 일종의 '장 감기'입니다. 수분을 잘 섭취해서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감으로써 일어나는 탈수만 방지해주면 대개 하루나 이틀이면 진정됩니다.

하지만 변에 코 같은 것이 섞여 나오는 곱똥이나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피똥이 보인다면 세균성 장염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일반적인 바이러스 장염보다 복통과 발열이 심한 경향이 있습니다. 세균성 장염의 경우 항생제 처방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세균성 이질에서 항생제의 사용은 임상 경과를 짧게 하고 병원체의 전파를 막을 수 있으므로 필수적인 치료법이나 살모넬라나 대장균에 의한 설사에서의 항생제 사용은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설사하는 아이에게 지사제를 함부로 먹여서는 안됩니다. 설사는 장이 탈이 났을 때 장 속에 있는 나쁜 것을 빨리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지사제를 먹여서 설사만을 멎게 한다면 (특히 세균성 장염인 경우) 병이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설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 공급입니다. 바이러스 장염이든 세균성 장염이든 원인에 따른 치료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탈수를 막는 것입니다. 설사로 인해 많은 양의 수분과 전해질의 소실이 생기는데, 특히 소아는 체중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설사로 인해 탈수 증상이 생기기 쉽습니다. 아이가 아래와 같은 상태라면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1. 하루나 이틀 이상 심한 설사를 계속할 때

  2. 어떤 음식도 먹거나 마시지 않을 때

  3. 음식을 먹기는 하지만 하루 이상 계속 토할 때

  4. 원기왕성하던 아이가 축 늘어지면서 보채고 울 때

  5. 여덟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을 때

  6. 입 안이 말라있을 때

  7. 눈물이 나지 않을 때

전해질 용액은 설사하는 아이에게 입으로 수분을 공급해주는 용액입니다. 에레드롤이나 페디라라는 전해질 용액 제제는 물에 타서 먹는 분말로 돼있고 포도당, 비타민, 염화칼륨, 무수시트르산나트륨과 같은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수분 보충뿐 아니라 염분과 열량을 보충해 줄 수 있습니다. 만약 전해질 용액을 구할 수 없다면 아주 묽은 쌀죽이나 물 500cc에 소금 1/4 티스푼(1.25g)과 설탕 1테이블 스푼(15g)을 넣어서 먹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물이나 전해질 용액만 먹어도 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탈수가 심하거나 구토가 심하여 경구수액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정맥주사를 통한 수액요법을 받아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갈증이 나서 물을 마시고 싶지만, 물을 마시면 곧 토하는 이런 병증을 '수역(水逆)'이라고 부릅니다. 한의학에서는 아이가 이러한 증상을 보이면 오령산(五令散)이라는 약을 처방합니다. 이 오령산을 복용하면 비로소 물을 토하지 않고, 수분이 흡수되어 탈수 상태를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가정에서 오령산을 상비약으로 가지고 있다가 급성 설사를 보이는 아이에게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지금까지 '아이가 갑자기 설사를 할 때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았는데요. 아무쪼록 이 글을 통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 설사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가지고 올바른 치료를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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