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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염에 항생제를 사용해야 할까?

안녕하세요. 해군 군의관입니다. 오늘은 '중이염에 항생제를 사용해야 할까?'라는 이슈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기 앞에서 '중이염(Otitis media)'에 대해서 조금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요. 개괄적인 내용을 아래에 정리해 두었으니 먼저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중이염이란 무엇일까?

안녕하세요. 해군 군의관입니다. 오늘은 '중이염(Otitis media)'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중이염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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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전에 감기와 (급만성) 부비동염에 항생제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중이염(Otitis media)의 경우는 어떨까요? 과연 중이염에 항생제를 써야 하는 당위성이 있을까요? 

오늘 같이 볼 논문은 2016년에 미국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학회(American Academy of Otorhinolaryngology - Head and Neck Surgery)가 발표한 삼출성 중이염의 진료지침(Clinical Practice Guideline: Otitis Media with Effusion)입니다.

12년 만에 개정된 미국의 삼출성 중이염 진료 가이드라인에 삼출성 중이염 치료에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등의 권고내용이 추가됐습니다.

진료 가이드라인은 삼출성 중이염의 치료를 위해 항생제 처방을 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권고(Strong recommendation)하고 있습니다. 세균감염으로 인한 경우가 드물고, 자연치료율이 높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이나 부작용의 위험을 감수하고서까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급성 중이염(Acute otitis media)은 어떨까요? 급성 중이염에는 항생제를 써야 할까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유소아 급성중이염 항생제 처방률을 살펴보면 올해의 상반기 항생제 처방률은 84.19%로 2012년 88.67%에서 꾸준히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유럽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규모가 큰 병원일수록 항생제 처방률이 낮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큰 병원일수록 치료 원칙에 맞게 항생제를 처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2015년에 코크란(Cochrane)에서는 '소아의 급성 중이염에 대한 항생제(Antibiotics for acute otitis media in children)'에 대해서 리뷰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연구는 이전의 2013년 리뷰를 업데이트하여 2015년 공개한 코크란 리뷰입니다. 이 리뷰는 두 개의 연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항생제 치료군과 가짜 약(플라시보) 치료군을 비교

13개 무작위 대조 연구의 3,401명의 소아에서 3,938례의 급성 중이염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항생제 치료군과 가짜 약 치료군 모두 치료 시작 24시간 후 60%의 아이들의 통증이 좋아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항생제 치료군이 가짜 약 치료군에 비해 일부 통증 경감 효과가 있었지만 항생제 치료를 해도 가짜 약 치료군에 비해 3개월 후 고막운동검사상 비정상 소견에 있어 차이가 없었고 중이염의 재발을 줄이지 못했습니다.

두 군(항생제를 쓰든 안 쓰든) 모두 심각한 합병증은 드물었고, 부작용(구토, 설사, 피부발진) 발생은 항생제 치료를 받는 14명 당 한 명씩 경험했습니다.

2. 항생제 즉시 투여와 대기 관찰 치료를 비교

항생제 즉시 투여는 대기 관찰에 비해 통증을 줄여주지 못했습니다. 또한, 4주 후의 청력 손실, 고막의 천공 및 중이염의 재발 항목에서도 그룹 간에 차이는 없었습니다.

두 군(항생제를 쓰든 안 쓰든) 모두 심각한 합병증은 드물었고, 부작용(구토, 설사, 피부발진) 발생은 항생제 치료를 받는 9명 당 한 명씩 경험했습니다.

결론적으로 2015년에 발간한 코크란 리뷰에서는 항생제가 급성 중이염을 앓는 대부분의 어린이에게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소아 급성 중이염에서의 항생제 치료는 일부의 경우(2세 미만, 양쪽의 이루)를 제외하곤 이득을 보는 숫자보다 부작용을 경험하는 숫자가 더 크고, 게다가 항생제 복용이 만드는 지역사회의 항생제 내성률 증가를 고려한다면, 2013년의 미국소아과학회 소아중이염 진료지침보다 더 엄격히 항생제 사용을 제안할 수 있음을 코크란 리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2014년에 대한이과학회에서 발간한 '유소아 중이염 진료지침'에서는 '소아 급성 중이염에 항생제 처방이 필요한 적응증'으로 아래와 같은 가이드라인과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항생제를 꼭 써야 할 필요가 없는 경우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중증이 아닌 경우  2. 연령과 진단의 확실성을 고려하여 연령이 6개월 이상이면서 경증인 경우나 6개월에서 24개월 미만에서 의증인 경우  3. 최근 항생제 복용이 없는 경우  4. 동반된 다른 질환이 없는 경우  5. 2~3일 후에 추적관찰이 가능한 경우

내용이 다소 길었는데요. 간단히 요약해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삼출성 중이염에는 항생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2. 항생제는 급성 중이염의 통증 감소, 난청 방지, 중이염의 재발 방지에 효과가 없다.

3. 항생제는 소아에게 구토, 설사, 피부발진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항생제는 급성 중이염이라고 해도 무조건적으로 투여되서는 안되며 임상 증상에 따라 꼭 필요한 경우에만 투여되어야 합니다.

중이염에 루틴하게 항생제를 투여하게 되면 위의 연구결과처럼 임상적인 개선을 거두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나 균의 내성화 문제, 나아가 정상 세균총을 교란시켜서 오히려 병원균의 보균율을 높이는 폐해가 있습니다. 단점이 많을 뿐만 아니라 중이염의 치료 자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조차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데이터와 근거에 기반할 때 소아 중이염(특히 삼출성 중이염)에서의 단기간, 장기간 항생제 사용을 정당화할 근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병의원에서는 관행적으로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중이염에도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길 바랍니다. 안타깝지만 인식은 한 번에 바뀔 수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도 의학정보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중이염에 항생제를 사용해야 할까?'라는 주제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았는데요. 이 글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중이염과 항생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올바른 치료를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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