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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부비동염에 항생제를 사용해야 할까?

안녕하세요. 해군 군의관입니다. 오늘은 '급성 부비동염에 항생제를 사용해야 할까?'라는 이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기 앞에서 '급성 부비동염(비부비동염)'에 대해서 조금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요. 개괄적인 내용을 아래에 정리해 두었으니 먼저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부비동염, 비부비동염, 축농증이란 무엇일까?

안녕하세요. 해군 군의관입니다. 오늘은 '부비동염, 비부비동염, 축농증'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특히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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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부비동염은 크게 급성 바이러스성 부비동염과 급성 세균성 부비동염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중 세균이 차지하는 비율은 210%로, 나머지 9098%는 바이러스가 원인입니다.

일반적으로 급성 바이러스성 부비동염은 대증요법만으로 호전되며, 급성 세균성 부비동염은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알고 계실텐데요. 사실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급성 바이러스성 부비동염에는 항생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급성 세균성 부비동염 역시 대증요법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성인의 경우부터 알아보겠습니다. 2016년에 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에 실린 'Antibiotic efficacy in patients with a moderate probability of acute rhinosinusitis: a systematic review'라는 논문에 따르면 (급성 지역사회 획득 세균성 부비동염을 포함한) 성인 급성 부비동염의 약 85%는 항생제 치료 없이 7~15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됩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미국감염학회가 작성한 진료지침에서도 급성 세균성 부비동염은 아래와 같은 경우에 한해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밝혀두고 있습니다. 또한, 초기에는 항생제 내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Streptococcus pneumoniae, Haemophilus influenzae을 치료할 수 있는 좁은 항균범위의 항생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 임상 증상의 호전 없이 10일 이상 증상 및 징후가 지속되는 경우

- 임상 증상이 5~6일 지속된 후 호전되던 중, 다시 발열, 두통, 콧물 증가 등 악화 소견이 보이는 경우

- 발병 후 3~4일 이상 39℃ 이상의 발열, 화농성 비루 및 얼굴 부위 압통 등의 심한 증상 및 징후가 발생하는 경우

  • 분비물에 악취가 동반되는 경우(치아 감염에 의한 혐기성 세균의 감염 가능성을 의심)

결론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급성 부비동염의 치료 흐름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다시금 쉽게 설명드리면 '3~4일 이상 39℃ 이상의 발열, 화농성 비루 및 얼굴 부위 압통 등의 심한 증상 및 징후가 발생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단 항생제를 쓰지말고 지켜보라는 뜻입니다. 그 후 경과를 관찰하면서 악화되거나 총 10일이 지나도 병이 낫지 않는 경우에만 항생제를 사용하라는 의미입니다.

이번에는 소아의 급성 부비동염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급성 부비동염 진단과 동시에 항생제를 시작하도록 권장하는 2001년 미국소아과학회 지침과는 다르게 2013년 지침에서는 지속되는 증상을 가진 아이들에게서는 항생제를 바로 처방하지 않고 몇 일간 경과를 관찰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항생제 처방없이 관찰하는 일부 아이들에게서는 자연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화농성 합병증의 발생빈도가 낮으며, 지속되는 증상들이 가벼워서 대부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2016년에 질병관리본부에서 작성한 '소아 급성 상기도 감염의 항생제 감염지침'에 따라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급성 부비동염의 치료 흐름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급성 세균성 부비동염의 진단이 확정된 상태에서도 심하게 발병하거나(중증 발병 부비동염) 악화되는 경과(악화형 부비동염)가 아니라면 3일간을 더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급성 바이러스성 부비동염(감기) 진단 3일 후에 항생제를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급성 비부비동염의 증상(감기)이 10일 이상이 되어야 급성 세균성 비부비동염을 의심하게 됩니다.  따라서 총 10일 + 3일, 즉 감기에 걸린 후 적어도 2주 정도는 충분히 관찰한 뒤 비로소 항생제 투여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 감기'의 저자인 일본의 소아과 전문의 니시무라 다쓰오는 급성 부비동염의 항생제 투여기준으로 아래와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감기에 걸린 뒤 콧물과 젖은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될 때(지속형 부비동염)

  2. 기도 질환의 경과 중에 39℃ 이상의 고열이 3일 이상 지속되고, 호중구의 증가(10,000/㎕ 이상) 혹은 CRP의 상승(5mg/dL 이상)이 나타날 때(중증 발병 부비동염)

  3. 화농성 콧물을 동반한 39℃ 이상의 고열이 3일 이상 지속되고, 기타 바이러스 질환으로 발열을 설명할 수 없을 때(중증 발병 부비동염)

부비동염에 따른 안와나 두개 내 합병증은 국내에서 극히 드물며, 항생제 투여가 이와 같은 합병증을 막는다는 명확한 증거도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성급하게 항생제를 투여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어보입니다. 

실제로 소아 부비동염에 대한 항생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몇 가지 임상 연구가 있습니다. 2001년에 G.M. Gabutt 등이 시행한 급성 부비동염의 조사에서는 아목시실린(Amoxicillin) 투여군 58명, 아목시실린(Amoxicillin)과 클라불란산(Clavulanic acid) 투여군 48명, 플라시보군 55명을 비교검토한 결과, 14일간 투여하여 임상적인 개선은 각각 79%, 81%, 79%로 각 그룹 간 차이는 없었고, 항생제 투여는 임상경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결론내립니다. 

2015년에 Kristo A. 등이 시행한 조사에서는 MRI 조사로 진단된 4~10세인 부비동염 환자를 대상으로 세파계 항생제인 세푸록심(Cefuroxime : CXM) 투여군과 플라시보군으로 비교한 결과, 14일 이후의 임상증상과 영상진단 모두 차이가 없음을 보고했습니다.

급성 부비동염에 항생제를 사용해도 플라시보와 비교해서 별 차이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조금 어려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 번 쯤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급성 부비동염에서 항생제 사용의 근거는 지속되는 콧물이나 낮에 발생하는 기침을 보였던 환아들에게 부비동 천자액을 얻어서 시행한 세균배양 결과 70%에서 높은 세균밀도(≥104 colony forming units/mL)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부비동염은 화농성 콧물을 동반하며, 배양하면 폐렴구균과 인플루엔자균 등 많은 세균이 검출됩니다. 때문에 세균성 질환이라 생각되어 항생제가 투여되는 일이 많습니다.

폐렴구균과 인플루엔자균이 문제가 되는 것은 어린이집 등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유아들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일반 세균은 호중구에 의해 탐식되지만, 폐렴구균과 인플루엔자균 중 b형이라 하는 유형(Hib)은 피막을 가지고 있어서 호중구 등의 탐식세포에 저항합니다. 영유아들은 이 피막에 대한 항체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균을 없애기 어렵습니다(예방접종을 하게 돼도 코에 사는 모든 균에 대해 항체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집단생활을 하는 영유아는 폐렴구균이나 인플루엔자균을 오래 보균하게 되고, 기침이나 콧물에 의한 비말감염으로 다른 아이에게도 차츰 감염시킵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유아의 보균율은 90% 이상으로 상당히 높기 때문에, 집단생활을 하는 아이는 이런 균을 보균하고 있다는 전제로 진료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착각해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단순한 바이러스에 의한 부비동염이라도 저류된 분비물 안에서는 다양한 세균이 검출된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세균은 거기에 단순히 있기만 한 집락형성(colonization)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비동이나 중이강은 혈액이나 뇌척수액과 같은 몸의 심부와 달리 엄밀히 말해 몸의 바깥이기 때문에 여기서 세균이 늘어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닙니다. 저류액이 없어지면 세균도 자연히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감염(infection)으로, 세균이 점막이나 조직에 침입하여 증식하는 경우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영유아는 대부분 폐렴구균 검사에서 세균이나 인플루엔자균 등을 보균하고 있기 때문에 임상 검사에서 세균이 검출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집락형성(colonization)인지 감염(infection)인지 늘 감별해야 합니다. 이것은 임상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판단해야 할 부분입니다. 

영유아의 코에서는 평소에도 다양한 세균이 살고 있습니다. 감기에 걸려서 콧물이 고이면 그 안에서 증식합니다(colonization). 세균이 점막에서 더 깊은 곳으로 침입하면 감염(infection)이 되고 감염이 되었을 때 비로소 항생제를 써야 하는 것입니다.

단순한 집락형성(colonization)에 항생제를 투여하게 되면 위의 연구결과처럼 임상적인 개선을 거두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나 균의 내성화 문제, 나아가 정상 세균총을 교란시켜서 오히려 병원균의 보균율을 높이는 폐해가 있습니다. 단점이 많을 뿐만 아니라 부비동염의 치료 자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조차 있다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급성 부비동염에 항생제를 써야 할 경우는 상당히 한정적이라는 것입니다. 항생제는 그 질병에 따라서 좋은 약이 될 수 있지만, 처방되지 말아야 할 부비동염의 경우에는 오히려 부작용만 야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감기에 대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여전히 일부 병의원에서는 관행적으로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부비동염에도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길 바랍니다. 안타깝지만 인식은 한 번에 바뀔 수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도 의학정보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글을 통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 부비동염과 항생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올바른 치료를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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