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디스크 진단을 받은 후 최근에 심해진 다리 저림을 호소하는 환자

21세 남자 환자가 3일 전부터 심해진 오른쪽 다리저림을 주소로 외래에 내원하였다.
얘기를 듣다보니 1년 전에 다리 저림이 있어 민간병원에서 디스크 진단을 받은 뒤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호전되는 양상이라 지낼만 하여 지내던 중 3일 전부터는 다리저림이 심해져 허리를 굽히거나 오래 앉아있으면 너무 불편하다고 한다.
다리 저림이 어디까지 내려오냐고 물으니 다리 뒤쪽을 타고 내려오며 무릎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는다고 한다.
디스크에 의한 신경근병증(radiculopathy)에 의한 저림은 발 끝까지 내려가는 것이 보통인데 무릎위까지만 저리다는 것으로 보아 말초신경포착이 의심되는 정황이었다.

허리의 관절운동범위(ROM)를 체크해보니 움직임에 특별히 제한이 있지는 않으나 능동 굴곡을 하면 다리 저림이 가중된다고 한다.
능동 신전 동작에서는 특별히 통증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L4, 5, S1 dermatome 영역의 감각을 체크해보니 좌우가 동일했으며 특별한 감각저하는 보이지 않았다.
L4, 5, S1의 운동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전경골근(tibialis anterior), 장지신근(extensor digitorum longus), 장단비골근(peroneus longus & brevis)의 힘을 체크해보니 근력 역시 정상임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지직거상검사(SLRT)을 실시했으나 대퇴 후부 근육의 당김만을 호소할 뿐 다리 저림은 가중되지 않았다.
감각과 근력 저하가 없고 SLRT에서 저림이 가중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디스크에 의한 신경근증상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오른쪽 이상근을 촉진해보니 반대측과는 사뭇 다르게 깜짝 놀랄정도로 아프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상근에 강한 압통이 촉진되는 것으로 보아 이상근증후군(piriformis syndrome)에 의한 좌골신경통으로 잠정적으로 진단을 결정하고, 이상근에 약침 치료를 시행하였다.
약침 치료 후 허리 굴곡을 시켜보니 저림 증상이 30% 정도는 줄은 것 같다고 한다.
이상근에 반응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이상근이 관여된 통증이라고 내심 판단이 되었지만 1년 전에 디스크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하여 감별진단을 위해 L-spine MRI를 실시하기로 하였다.
2일 후 다시 외래에 내원한 환자는 저림은 30%가 줄어 70%가 남아있는 상태로 유지되고 있으나 오래 앉아있으면(15분 이상) 여전히 저리는 증상은 있다고 한다.
다른 추가적인 진단을 내릴 필요 없이 다시금 이상근에 약침을 시행하고 저림 정도를 물으니 60~70%는 없어진 것 같다고 하며 앉았다 일어날 때 있었던 저림은 거의 없다고 한다.
다시금 이상근에 반응함을 확인하고 나니 MRI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어차피 촬영하기로 하였으니 시행하기로 하였다.
익일 오후에 L-spine MRI를 촬영하기로 되어있어 촬영을 하고 다시금 외래에 들르도록 하였다.
익일 촬영한 L-spine MRI를 보니 L5-S1에 central protrusion disc가 보였지만 dural sac를 누르고 있을 뿐 nerve root나 cord를 누르는 소견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예상대로 다리 저림은 디스크에서 기인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나머지 잔여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이상근에 다시 한번 약침을 시술하고 환자의 반응을 물어보니 허리를 숙일 때에도 저림은 전혀 없다고 한다.
혹시 저림이 일시적으로 없어졌거나 재발할 수 있으니 꼭 다시 외래로 내원하라고 당부하고 진료를 마무리하였다.
그로 부터 8일 후 환자는 다시 외래로 내원하였고 오래 앉아있거나 허리를 숙이더라도 다리 저림은 전혀 없다는 소식을 들려주었다. 지난 2일 동안 교육을 받느라고 계속 앉아있는데도 다리는 전혀 저리지 않았다고 한다.

다리 후면의 저림을 호소하는 환자(좌골신경통)가 왔을 때 으레 디스크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임상에서는 의외로 말초신경포착에 의한 다리 저림 환자도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위 증례와 같은 경우는 MRI를 촬영하고 protrusion 소견이 보인다고 해서 기계적으로 디스크 진단을 내리고 치료에 임하였다면 치료에 더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사를 꼼꼼하게 실시하여 정확한 통증 위치와 치료 방향을 설정한다면 위와 같은 환자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