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두염이란 무엇일까?
안녕하세요. 해군 군의관입니다. 오늘은 '인두염(Pharyngitis)'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인두(Pharynx)는 목의 일부분으로 비강의 뒷벽에서 후두개의 뒷벽, 식도의 바로 윗부분까지를 일컫는 부위이며, 그 주위에는 편도와 아데노이드라는 면역기관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부위는 공기와 음식물이 통과하는 통로여서 감염성 질환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됩니다.

인두염(Pharyngitis)은 감염에 의해 인두와 편도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들을 말합니다. 따라서 인두염은 급성 편도염(Acute tonsillitis)과 급성 인후편도염(Acute Pharyngotonsillitis)을 포함하는 용어입니다. 물론 '인후통(Sore throat)'이라는 용어가 종종 인두염과 동일시되어 사용되기는 하지만 종종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인두염은 다양한 병원체에 의해 발생합니다. 바이러스로는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가 가장 흔하며 그 외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us), 에코바이러스(Echovirus), 리노바이러스(Rhinovirus),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Parainfluenza virus),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stein Barr virus) 등이 있으며, 이러한 바이러스 인두염은 가을, 겨울, 봄에 자주 발생합니다.
세균으로는 A군 β 용혈 사슬알균(Group A Streptococcus, GAS, S. pyogenes)이 가장 흔한 원인이며(전체 성인 원인의 약 5~10%),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emophilus influenzae), 디프테리아(Diphtheria), 마이코플라스마(Mycoplasma) 등이 인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세균성 인두염은 대개 2세 이하의 소아에서는 흔하지 않으며, 성인과 접촉이 많아지면서 빈도가 증가하므로 유치원이나 학교생활을 시작하면서 빈도가 현저히 증가합니다.
바이러스와 세균성 인두염은 증상이 비슷해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세균 감염은 여러 영역에 걸쳐 증상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목이 세균에 감염되더라도 인두에만 증상이 나타나고, 기침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즉, 기침이 동반된다는 것은 다영역에 걸친 바이러스 감염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바이러스성 인두염은 세균성에 비해 서서히 진행되며 대개 콧물, 코막힘 등의 비염 증상이 먼저 발생하고 발열, 권태감, 식욕부진이 나타납니다. 대개 하루 정도 지나면 목이 아프기 시작하여 2~3일째 가장 심한 양상을 보입니다. 원인 바이러스에 따라서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는데 아데노바이러스는 결막염을 동반할 수 있고, 콕사키바이러스는 입안에 작은 수포와 궤양 병변 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피부발진, 설사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세균성 인두염은 선행 감기 증상 없이도 일어 날 수 있는 점이 바이러스 감염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주로 목이 아프고 고열이 나며 비교적 빠르게 진행하고 두통과 소화기계 증상도 흔히 나타납니다. 발열은 보통 1~4일 정도 있지만 심한 경우 2주까지도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인두가 빨갛고, 편도가 부어 있으며 노랗고 혈액이 착색된 삼출성 분비물이나 연두개의 점상출혈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목을 만져보면 경부 림프절이 부어서 크기가 커지고 만지면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임상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 감염과 세균 감염, 특히 A군 β 용혈 사슬알균의 감염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인두염은 바이러스성이며 세균성이라도 보통 자연 치유되기 때문입니다. 유일하게 (그나마) 항생제를 써서 치료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A군 β 용혈 사슬알균에 의한 세균성 인두염입니다.
항생제를 쓰는 이유는 후기 합병증(류마티스열, 급성 사구체신염)과 급성 화농성 합병증(편도농양, 인두 뒤 농양)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마저도 논란의 여지는 있습니다.
미국의 소아과인 로버트 S. 멘델존 박사는 그의 저서에서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 나는 지난 25년 동안 소아과 진료를 해오면서 1년에 10,000번 환자를 진료했지만 실제 류마티스열에 걸린 환자를 본 것은 단 한 번뿐이었다. 현실 세계에서 인구의 대부분에게는 류마티스열의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도로 궁핍하고 번잡한 환경에서 사는 영양실조가 걸린 아이가 아니라면 류마티스열은 극히 드물다. - 병원에 의지하지 않고 건강한 아이 키우기, p.185-186, 2004 |

실제로 위생 상태과 영양 공급의 개선과 더불어 급성 류마티스열(Acute rheumatic fever)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질병이 되었습니다.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써야 한다는 명분이 전혀 일리없지는 않지만 치료적 이득과 손해에 대해서 한 번쯤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의사들에게 압박을 가하면 류마티스성 심장 질환이 발생하는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 감소 경향이 페니실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 십상이다. 그런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류마티스열 자체가 페니실린이 등장하기 오래전부터 이미 감소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5년 전(1960년대) 시카고의 중심가 지역에서 발견된 류마티스열 사례를 기재한 기록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 모든 의사들은 그들이 치료한 류마티스열 사례를 보고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러나 유복한 중심가 지역과 시카고 교외에서는 류마티스열 사례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시도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유일하게 보고된 사례들은 시카고의 궁핍한 지역뿐이었기 때문에 심각하게 위험한 상태에 놓인 가난한 아이들만이 위험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중략) 마지막으로, 아직도 류마티스열이 걱정해야 할 문제라고 우기는 의사에게 한 가지 질문이 있다. 사슬알균 감염 사례들 가운데 15~50%가 밝혀지지 않아 치료를 받지 않고, 치료를 받은 환자들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예방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인두염때문에 류마티스열에 걸렸을 그 많은 환자들은 다 어디에 있는가? - 병원에 의지하지 않고 건강한 아이 키우기, p.194-196, 2004 |
다음은 일차진료에서 인두염의 감별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Centor의 진단기준입니다.


Centor의 진단기준에 따르면 항생제를 써야 하는 경우는 점수가 4점 이상일 때뿐입니다. 그 이하의 점수라면 항생제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습니다. 다만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진료를 하게 되더라도 과잉진료의 우려는 여전히 있습니다.
예를 들어 Centor의 인두염 진료기준으로 4점 이상에서 조차 실제로 A군 β 용혈 사슬알균성 인두염의 확률은 51% 정도입니다. 따라서 4점 이상이라도 반 정도는 A군 β 용혈 사슬알균성 인두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적어도 4점 정도의 기준을 만족하지도 못했는데 항생제 사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미국의 소아과인 로버트 S. 멘델존 박사는 그의 저서에서 인두염에 대한 항생제 사용에 대해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바이러스성 인두염보다 덜 흔한 인두염의 원인은 대개 사슬알균이 주범이다. 이 인두염은 잘 알려진 것처럼 페니실린 치료에 24 |
또한, 혹시 인후통이 만성적(2주 이상)인지를 묻는 것은 매우 유용합니다. 인후통의 흔한 원인, 즉 바이러스성이나 세균성 감염의 경우에는 대부분 2주 안에 호전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만성적인 경과가 있다면 임상의는 흔하지 않은 원인들, 즉 비전형적인 감염(예. 전염성 단핵구증)이나 비감염성 원인들(예. 악성 신생물, 알레르기성 비염, 위식도역류질환, 성인성 스틸씨병, 만성 부비동염) 또는 급성 감염의 합병증(예. 편도 주위 농양, 인두 주위와 인두 뒤 감염)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임상증상만으로 인두염의 감별이 힘들 경우 몇 가지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 1. 사슬알균 신속항원검사 비교적 최근에 사용되는 검사로 수 시간 내에 결과를 알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지만 현재까지는 배양검사에 비해서는 예민도가 낮습니다. 따라서 음성인 경우에라도 세균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배양검사까지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인두 세균배양검사 세균성 인두염을 진단하기 위해 인두부위에서 검체를 체취해서 배양하는 검사입니다. 확진을 위해서 중요하나 환자가 처음 내원했을 때 바로 결과를 얻을 수 없어 초기 항생제 사용의 판단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위양성 또는 위음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임상양상과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3. 혈액검사 바이러스성에서도 백혈구 수의 증가가 동반될 수 있어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의 감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인두배양검사에 대해서도 미국의 소아과인 로버트 S. 멘델존 박사는 그의 저서에서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 인두염에 걸린 아이가 병원에 왔을 때 일반적인 소아과 의사들은 부모에게 아이가 '사슬알균'에 감염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두 세균배양검사를 하겠다고 말한다. 의사는 그런 검사를 실시하는데 대한 변명으로 류마티즘열의 위험을 상기시킬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인두 세균배양검사가 거의 의미가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 것이다. 예를 들면, 의사는 인두염이 대개 바이러스 떄문에 생기는 질환이며 전형적인 3박자의 증상으로 사슬알균이 존재한다는 임상적인 증거가 없으면 인두 세균배양검사는 낭비일 뿐이라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는다. 또한, 인두 세균배양검사가 양성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꼭 사슬알균에 감염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도 말해주지 않을 것이다. 평균적으로 완벽하게 건강한 학령기 아이들의 20% 정도는 겨울 내내 목구멍에 사슬알균 박테리아가 있지만 인두염에 걸리지 않는다. 아이들의 몸에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낸 자연적인 면역 덕분이다. 완벽한 상황에서 인두 세균배양검사를 했을 때에도 실제 사슬알균 감염 여부가 밝혀지는 비율은 겨우 85%에 지나지 않으며 자격이 있는 연구소가 아닌 개인 병원에서 검사를 했을 때는 정확성이 50% 정도로 떨어진다는 사실 역시 의사는 말하지 않는다. - 병원에 의지하지 않고 건강한 아이 키우기, p.190-191, 2004 |
인두염의 치료는 대부분 대증치료로 이루어집니다. 대부분의 인두염이 바이러스성 인두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균성 인두염이라도 면역력이 특별히 약한 사람이 아니라면 보통 자연적으로 치유가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병의원에서는 관행적으로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인두염에도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길 바랍니다. 안타깝지만 인식은 한 번에 바뀔 수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도 의학정보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인두염과 항생제 사용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았는데요. 이 글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인두염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올바른 치료를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